자율급식을 하지 않는 고양이는 배고플 때 밥을 먹지 못하기도 한다. 배 좀 잠시 고픈 것이 그리 큰 문제가 될까?

고양이는 개와 달라 허기진 뒤 식사를 하게 되면 혈당 수치가 급격히 오른다.

보통 '배고프다'고 느낄 때는 혈당, 즉 포도당이 떨어진 상태다. 고양이는 혈당이 떨어지면 체내에 있는 단백질을 이용해 포도당을 만들고, 혈당을 유지한다. 이때까지는 혈당 수치가 그리 높지는 않다.

문제는 허기진 뒤 한 식사로 인한 혈당치 상승이다. 배고플 때 체내에서 만들어진 포도당과 음식섭취로 인한 포도당이 모두 더해지기 때문인데, 혈당 수치가 적정 수치를 넘으면 고혈당 상태가 될 수도 있다.

고혈당 상태가 되면, 고양이 몸에서는 혈당 수치를 적정선으로 돌리려고 노력을 한다. 바로 인슐린 분비를 통한 혈당 조절이다.

인슐린은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췌장에서 분비된다. 인슐린이 많은 양의 포도당을 분해하기 위해서는 췌장은 계속해서 운동을 하고, 이런 과정이 장기간 지속되면 췌장에 무리가 오기 마련이다.

만약, 췌장이 고장 나 제대로 인슐린을 분비하지 못하면 포도당 분해능력이 떨어지고, 결국 고양이는 당뇨병에 걸린다.

당뇨병은 이차적인 합병증을 곧잘 일으키는데, 대표적인 합병증 중 하나는 바로 신장 기능 저하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당뇨병은 혈중 혈당 수치가 높아 피를 끈적하게 만든다. 끈적한 피는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모세혈관을 막는다. 결국 모세혈관으로 이루어진 사구체 역시 막히게 된다. 사구체는 체내에서 노폐물을 걸러내는 기능을 하는데, 사구체가 고장 나면 몸에 독소가 쌓이고 신장 기능이 저하된다.
 

[by petzine]

#자율급식, 위생 문제는 없을까?

요즘같이 습하고 더운 날에는 음식물이 쉽게 상한다. 자칫하면 오랫동안 내버려 둔 사료가 부패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왕태미 수의사는 "장마철이 아니라면 건사료 자율급식은 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습식 사료는 개봉 후 30분 이내에 먹지 않으면 그냥 버리는 것이 위생상 좋다."며 "사료 위치는 햇빛이 들지 않는 곳이 좋다. 또한, 장마 기간에는 습도가 높아 온도만 높을 때보다도 음식이 더 쉽게 상하므로 장마철에는 위생 안전을 위해 조금씩 자주 주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살펴본 포도당 수치 상승과 그로 인한 각종 신체 부담은 고양이가 자율급식을 해야만 하는 이유로도 충분하지만, 자율급식의 중요성만큼이나 중요한 '탄수화물 함량'과 식사 횟수의 중요도에 대해서도 이해해야 한다.

다음 편에서는 고양이 음식 내 탄수화물 함량과 식사 횟수의 중요성에 관해 이야기한다.

조선일보 발췌